“70대 노인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10대 소녀가 죽었다”
생명의 가치와 죄의 무게에 대한 서늘한 질문!
◎ 숨막히도록 섬세한 묘사로 선명하게 그려낸 일상의 비극.
◎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진지한 성찰.
『홍학의 자리』『유괴의 날』로 대한민국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은 작가 정해연의 새로운 문제작이다.
이 소설은 현재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있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최근에도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일련의 사고들이 사회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가 하면 인도를 침범해 보행자를 치거나, 건물 내부로 돌진해 실내에 있던 사람들에게 중상을 입힌 사고도 있었다. 이러한 사고는 최근 더욱 두드러지며 증가세를 보이는 추세다.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고령 운전사고의 희생자라고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이슈이다.
60세가 지나며 보통 사람들은 집중력과 사물 인식 능력, 시각적 인지 능력 등이 저하된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반사신경이 둔화되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시대를 살고 있다. 노령화 사회의 도래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교통사고는 한순간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어느 날,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일상 속에서 사라져버린다면 나는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또는 너무도 성실하고 존경스러웠던 대상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해버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에게 감정적 혼란과 함께 도덕적 딜레마를 성찰하게 만든다.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더블』등을 통해 인간 심리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온 소설가 정해연은 이번에도 탁월한 필력으로 그 소설적 재능을 유감없이 증명해내고 있다. 흡입력 있고 속도감 있는 문체는 독자를 속수무책 이야기의 진공 속으로 빨아들인다. 소설은 딸을 잃은 엄마 ‘김혜정’과 사망사고를 낸 고령 운전자 ‘노균탁’의 이야기로 나뉘어 전개된다. 특수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보편적인 존재로서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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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소설이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의 입장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결국 모두에게 불행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사건,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논의해야 할까요?